장마

장마

장마 

계곡을 휘감아 돌아
바쁘게 길을 재촉하는 너

무엇이 그리도 좋아
덩실덩실 춤을 추며
흔한 눈인사도 나누지 않고 떠나가는가

며칠 전만 해도 너를 기다렸는데
이젠 너를 보내고 싶다

네가 짓궂은 짓 안하고
고이 머물러 주는 것 고마운 일

하지만
구름 속에 해바라기 얼굴을
기다리는 탐스러운 수국은
우울증을 호소하고 있으니
얘야 미안하구나

몇 날이 지나 다시 내릴 때
거친 방망이질 해대지 말고
수줍은 아가씨처럼 고운 잎새에
사뿐히 내려앉아 꽃잎을 어루만져 주다가

방긋 고운 미소  띄우며 인사해주고
길 떠나면 얼굴마다 환한 웃음꽃이어라.  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– 좋은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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